"흡연은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금연정책은 비용 대비 효과 뛰어나"

입력 2019-06-18 16:27  

키어 루이스 영국 스완지대 호흡기내과 교수

정부, 금연프로그램에 집중 투자
약물처방·합병증 등 줄일 수 있어



[ 임유 기자 ] “흡연도 만성질환입니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하죠. 금연 정책만큼 비용효과성이 뛰어난 보건 정책은 없습니다.”

최근 방한한 키어 루이스 영국 스완지대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연 정책의 중요성을 다양한 근거를 들어 강조했다. 그는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한국화이자 등이 주최한 금연치료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흡연이 폐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잘 알려져 있다. 루이스 교수는 “아직 사람들이 금연의 유익함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흡연으로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에 걸린 환자라도 즉시 금연을 하면 약물치료 못지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것은 ‘의지’ 문제가 아니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흡연자 70%는 효율적인 금연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담배를 끊겠다고 답한다”며 “흡연자의 뇌가 니코틴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등 흡연은 일종의 의학적 질병”이라고 말했다.

니코틴은 담배를 끊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루이스 교수는 “니코틴은 인류에 노출된 가장 중독성 높은 물질”이라고 했다. 그는 “니코틴에 반응하는 수용체는 뇌, 간, 근육 등 인체의 여러 장기에 분포하는데 왜 이렇게 니코틴 수용체가 많이 존재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미국 등 세계적으로 흡연을 질환으로 분류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도 그중 하나다. 루이스 교수는 “흡연은 개인이 선택하는 기호 행위가 아니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라며 “체계적인 금연 프로그램을 통해 흡연자를 치료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이런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금연 프로그램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연 프로그램을 통해 약물 처방, 합병증, 입원기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교수는 “영국 정부에 따르면 금연 프로그램에 1파운드를 투입하면 2.37파운드의 편익을 얻을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보건 정책을 입안할 때 비용효과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금연 정책이 이에 부합한다”고 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폐 질환을 방지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보건 정책들이 비용효과성을 최대한 높이는 쪽으로 잘 설계되지 않고 있다. 루이스 교수는 “환자의 기대수명을 1년 늘리는 데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흡입제제 등은 9만2000파운드가 소요되는데 금연은 2000파운드에 불과하다”며 “현실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흡입제제처럼 비용효과성이 낮은 데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열담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가열담배의 안전성 여부를 판단할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면서도 “가열담배가 궐련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주장은 금연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희석할 수 있어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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